그 회사 어때 엔비디아·ABB로보틱스가 찜했다…‘피지컬AI의 교과서’ 만드는 합성데이터 스타트업 [그 회사 어때?-스카이인텔리전스]
![그 회사 어때 엔비디아·ABB로보틱스가 찜했다…‘피지컬AI의 교과서’ 만드는 합성데이터 스타트업 [그 회사 어때?-스카이인텔리전스]](/_next/image?url=https%3A%2F%2Fd298o89mx5ie6j.cloudfront.net%2Fnews%2F1785290329867-af19d85a.jpg&w=3840&q=75)
“로봇의 현실세계 경험이 피지컬 AI 핵심”
현실과 유사한 가상 데이터 생성해 AI 학습
엔비디아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 파트너로 선정
세계적 산업용 로봇 기업 ABB로보틱스와 협업
두 기업 ‘피지컬 AI 백서’ 핵심 기여 기관 참여도
산업용 넘어 의료까지…“피지컬 AI 표준 목표”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현실의 물체를 고정밀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기 위해 로봇암 기반 3D 스캐닝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 [스카이인텔리전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7/28/news-p.v1.20260716.631dd318f3914c77ae4bf242c5b5dffe_P1.png)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로봇이 춤도 추고 공도 차는 세상이 왔는데, 왜 빨래를 개는 로봇은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을까요. 빨래와 관련된 물리 세계를 충분히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로봇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로봇이 사람처럼 계단을 오르고 춤을 추며 복잡한 동작도 수행하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정작 사람이 일상에서 하는 단순한 집안일은 아직 로봇이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을 경험하지만 로봇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재철 스카이인텔리전스(SKAI Intelligence) 대표는 “춤을 추는 것보다 사물을 인식하고 다루는 작업이 훨씬 어렵다”라며 “로봇이 현실 세계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AI 산업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생성형 AI를 넘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제조업은 물론 물류와 의료, 서비스 산업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의 다음 물결은 피지컬 AI”라고 선언했고, 테슬라와 구글 딥마인드,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회사들도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쏟고 있다.
그러나 로봇의 몸과 두뇌가 아무리 뛰어나도 현실을 경험하지 못하면 사람처럼 일할 수 없다. 스카이인텔리전스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 대표는 스카이인텔리전스를 “로봇의 교과서와 문제집을 만드는 회사”라고 정의했다.
이 대표는 “사람도 몸과 눈, 뇌를 갖고 태어나지만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을 배우고, 넘어지면서 걷는 법을 익힌다”라며 “로봇도 마찬가지다. 몸과 눈, 뇌 다음에 필요한 것이 바로 경험이다. 우리는 그 경험을 만들어주는 데이터를 생산한다”라고 말했다.
![이재철 스카이인텔리전스 대표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부애리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7/28/news-p.v1.20260716.a13e792ed3144a2c8193a09475b82160_P1.jpg)
피지컬 AI 시대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합성데이터’
생성형 AI는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해 발전했다. 하지만 피지컬 AI는 다르다. 로봇이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거나 병원에서 수술을 돕고, 집에서 빨래를 개려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티셔츠 한 장을 접는 과정만 해도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옷감의 재질과 두께, 늘어나는 정도, 손으로 잡아당겼을 때의 장력, 조명에 따른 그림자, 카메라가 인식하는 반사광까지 모두 다르다.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로봇에게는 수많은 반복 학습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 때문에 피지컬 AI 시대에는 ‘합성데이터(Synthetic Data)’가 새로운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데이터를 일일이 수집하는 대신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현실과 유사한 가상 데이터를 생성해 AI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스카이인텔리전스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환경에서 로봇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구현하고 있다. 옴니버스는 실제 공장이나 작업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다. 스카이인텔리전스는 이 공간에서 로봇이 물리 세계를 학습할 수 있는 합성데이터를 생성해 실제 현장에서 사람처럼 작동하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학교에서 교과서와 문제집으로 공부하고 오답노트를 만들듯 로봇도 다양한 경험을 먼저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답만 배우면 실제 현장에서 조금만 다른 상황이 나와도 멈춰버린다”라며 “변형 문제까지 모두 담은 교재가 바로 스카이인텔리전스가 만드는 합성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생태계 올라타고 ABB로보틱스와도 ‘맞손’
피지컬 AI 생태계는 하나의 기업이 모든 기술을 담당하기 어렵다. 로봇의 몸체를 만드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비전 AI 기업이 있고, 두뇌 역할을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도 따로 존재한다. 엔비디아는 플랫폼인 옴니버스와 ‘아이작 심(Isaac Sim)’을 제공하지만 실제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두 직접 만들지는 않는다.
스카이인텔리전스는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제품의 흠집과 광택, 조명, 카메라 노이즈 등을 수많은 경우의 수로 구현해 로봇이 미리 학습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외 상황까지 대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카이인텔리전스는 엔비디아의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 파트너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산업용 로봇 기업 ABB로보틱스와도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ABB로보틱스 등이 제작하는 ‘피지컬 AI 백서’에 핵심 기여 기관으로 참여했다. 백서에는 고정밀 제조 분야에서 활용되는 피지컬 AI의 기술 방향과 산업 적용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합성데이터가 우선 적용될 분야로는 산업용 로봇이 꼽힌다. 현재 스마트팩토리는 상당한 수준까지 자동화됐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세한 흠집이나 조명 변화, 제품 위치의 작은 오차만으로도 로봇이 작업을 멈추는 ‘도메인 갭(Domain Gap)’ 때문이다. 훈련 환경과 실제 현장 사이의 차이로 인해 로봇의 인식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좌측의 실제 산업 공정과 부품, 우측의 고정밀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환경을 비교한 화면. [스카이인텔리전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7/28/news-p.v1.20260716.bc17ef7e5bb144f68e88765cf6329de6_P1.jpg)
스카이인텔리전스의 강점은 현실 세계의 산업용 계측데이터와 컴퓨터그래픽(CG)을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통합하는 기술이다. 실제 공장에서 카메라가 인식하는 조리개 값과 노출, 광량, 반사율 등은 정량화된 계측데이터로 기록된다. 반면 가상환경의 CG는 이와 다른 언어와 표현 체계를 사용한다. 현실 데이터와 가상 데이터를 연결하는 통일된 기준이 부족해 그동안 두 데이터가 별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대표는 “현실에서 측정되는 데이터와 CG가 사용하는 언어는 서로 다르다”며 “우리는 두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변환하고 연결하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연말까지 서비스형 플랫폼(PaaS)을 구축해 이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제조기업이 설계도(CAD) 파일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기반으로 수십만~수백만개의 3차원(3D) 합성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정상 사례와 오류 사례까지 함께 만들어 로봇이 다양한 상황을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스카이인텔리전스는 지난 6월 ABB로보틱스와 전략적 협력 프레임워크 협약을 체결했다. ABB로보틱스는 산업용·협동로봇과 자율이동로봇(AMR), 제어기, 로봇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하는 글로벌 자동화 기업이다. 로보틱스 사업부의 매출은 23억달러에 달한다.
두 회사는 초정밀 합성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인프라와 검증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스카이인텔리전스가 생성한 합성데이터로 AI 모델을 학습시킨 뒤 ABB의 로봇 작업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향후 기술 교류와 실증, 제품 연계, 고객 프로젝트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AI가 배울 세상 만든다”
최근 AI 산업의 경쟁 구도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생성형 AI 초기에는 누가 더 뛰어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모델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경험을 축적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빅테크는 이미 뛰어난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며 “승부를 걸어야 할 곳은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AI가 현실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경험과 데이터”라고 말했다.
스카이인텔리전스의 최종 목표는 합성데이터 분야의 산업 표준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피지컬 AI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의 출발선에 선 단계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활용하는 방식도 기업마다 제각각이다.
이 대표는 “언어마다 사전이 있듯 AI에도 표준화된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아직 산업 전반에 통일된 기준이 없다”라며 “엔비디아와 ABB로보틱스 같은 글로벌 선도기업들과 함께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표준을 만들고, 이를 피지컬 AI 생태계의 기준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합성데이터를 만드는 기본 원리는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의료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라며 “우선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뒤 의료처럼 인류가 해결해야 할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부애리 기자 boo@heraldcorp.com